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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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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지난 주에 회고모임에서 A님의 병원 이야기를 듣고 문득 죽음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꽤 오래전부터 읽어보고 싶었지만 무거운 제목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던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간다’라는 책을 읽었다.

우리는 살면서 죽음에 대해 얼마나 생각할까. 죽음이라는 마무리가 있기 때문에 삶도 의미가 있는 것일테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을 나와 상관 없는 일로 치부하며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는다. 어쩌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애써 모른척 하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무방비로 죽음을 맞이한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 뿐만 아니라 자기자신의 죽음조차도. 책에서는 죽음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죽음이 무엇인지 알아야만 한다고 말한다.

어디부터가 삶의 시작이고 어디까지가 죽음인가. 그 경계에 대한 정의는 과학적, 종교적, 법적으로 바라볼 때 천차만별이다. 수정란, 배아, 태아, 출생 중 어디서부터 생명인지 정의하는 것은 의학의 발전으로 점점 더 세분화 되어왔고, 그에 따른 논쟁도 계속되고 있다.

생을 정의하는 것이 어려운만큼 죽음의 정의도 어렵다. 의료시설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을 이어갈 수 없는 사람이나, 뇌사상태인 사람은 죽은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생명을 끝맺을 권리는 도대체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책에서는 다양한 관점과 해석을 보여준다. 연명의료, 의사조력자살, 존엄사, 안락사도 옳고그름을 논하기가 어렵다.그래서 아직도 이런 주제에대해서는 윤리적 문제와 충돌하는 과학적, 법적 문제가 많다. 그리고 앞으로도 정답을 찾기는 어려운 주제일 것 같다. 내게는 이런 이야기가 죽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면에서 꽤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지 생각해봤다. 만약 운이 좋아서 급작스러운 사고사를 당하지 않고 내 생명이 끝나는 시간을 대략적으로라도 알 수 있다면, 나는 내가 살아있는 동안 내 장례를 치르고 싶다. 내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에 사람들이 내 사진을 보며 슬퍼하게 만들기보다 살아있을 때 인생을 함께해 왔던 사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함께 웃으며 나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싶다. 당신들과 함께해서 즐거운 인생이었다고, 나는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으니 슬퍼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 책은 서울대학교의 인기 교양강의인 ‘죽음의 과학적 이해’를 책으로 펴낸 것이기도 하다. 생각해보면 대학시절에 교양강의에 대해서 참 무심했던 것 같다. 교양학점을 의무적으로 채워야하는게 귀찮았고, 많은 전공시험들에 우선순위가 밀려 출석을 잘 안부르고 성적도 잘 주는 교양강의만 골라서 들었다. 이런 양질의 교양 강의를 대학생때 많이 들었다면 더 넓고 깊게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를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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