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요즘에 내 집중력이 굉장히 떨어졌다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영화를 볼 때 많이 느낀다. 최근에 영화를 보다가 영화관에 졸았다. 영화가 지루하거나 재미없어서가 아니고 오랜 시간동안 스크린에 집중하는 것이 너무나 피곤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남 탓을 할 수 있는 달콤한 말을 해주는 책을 발견했다. 내 집중력 저하가 내 탓이 아니라 도둑맞았기 때문이라니, 흥미로웠다.
저자는 메타, 구글 등의 테크기업이 집중력을 도둑질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고 믿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집중력이라는 값을 지불하고 있다. 왜냐하면 유튜브, 인스타그램의 주 수입원은 광고이며 그렇기에 우리가 플랫폼에 오랫동안 머물며 더 많은 광고에 노출되게 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유튜브에서 얼마나 더 유익한 정보를 얻는지, SNS가 우리 인간관계를 얼마나 더 풍요롭게 하는지 따위는 관심 없다. 모든 알고리즘은 그저 더 오랜시간동안 우리의 시선을 스크린에 고정시키는 것을 위해 존재한다.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기 위한 갖가지 노력 중 특히 ‘무한 스크롤 기능’에 대한 표현이 인상적이었다.
“종종 식은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깨어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뭘 내보낸 거지?” 그는 자신이 “사람들의 뇌를 날려버리고 재설정”할 수 있는 “핵폭탄” 생산에 일조한 것은 아닐지 우려했다.
스크롤 기능을 핵폭탄 투하에 비유한 것이 재미있었다. 무한 스크롤은 뇌가 정보를 원하는지 판단할 수 없게 만든다. 뇌가 정보를 인지하고 선택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정보를 때려부어서 시간과 주의력을 빼앗아 버린다. 재미있는 점은 이 책을 읽다가도 나는 몇번이고 책을 덮고 유튜브 쇼츠를 봤으며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몇 시간이 지났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요즘 것들은 집중력이 부족하다.’ 등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책이 마음에 든 이유는 이런 현상을 개인 삶의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구조적 문제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남 탓만하며 손 놓고 집중력을 약탈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적어도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건 문제에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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