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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s second brain 탐색
Thought

다섯 번째로 좋아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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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문장이더라도 글을 써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빈 메모장을 켜고 모니터 앞에 앉아서 멍하니 있으면, 마치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할 단어를 잊어버린 사람처럼 ‘그 뭐더라.. 있잖아 그거’ 처럼의미없는 단어들을 썼다가 지웠다가 반복할 뿐이다.

그러다가 여지없이 생각나는 것은 기술적인 지식이나 업무 방법론 같은 딱딱한 소재다. 그런 소재로 쓰인글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아니다.

결국 글의 소재는 내 안에 있을텐데 아무래도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삶의 패턴이 단조로워진다. 신선한 외부 자극이 별로 없다보니 떠오르는 영감들도 밋밋해지는게 아닌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내 안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일단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며 내 머릿속 어딘가에 쌓여있지만 미처 발굴하지 못한 조각들을 찾아보기로 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같은 거대한 질문들보다도 아주 사소한 질문들부터 던져보기로 했다.

어디선가 취향에 대한 아주 세부적인 질문을 자문자답해보면 내 마음의 모양을 높은 해상도로 살펴보는데 도움이 된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내가 다섯번째로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인가?

다섯번째로 좋아하는 영화를 알아내려면, 네번째로 좋아하는 영화보다는 조금 덜 좋아하고, 여섯번째로 좋아하는 영화보다는 조금 더 좋아하는 그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리고 설명할 수도 있어야한다. 매년 그 순위가 바뀐다면 내 취향이 어떻게, 왜 바뀌어서 그 순위가 변동되었는지도 알아야한다.

노트에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을 나열해봤다. 그리고 옆에 좋아하는 이유들을 써봤다. 마치 이상형 월드컵 하듯 순위를 나열해보려고 해봤으나 결국 다섯번째 영화를 꼽는 것은 커녕 Top5를 뽑는 것 조차 쉽지않았다.

그래서 다섯 번째로 좋아하는 영화가 뭐였냐고?

뽑지 못했다.

이런 사소한 것조차 정리하지 못하는데 내 안의 섬세한 생각 조각들을 어떻게 구체화하여 글을 쓴다는 것일까, 나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모르고 있는 것일까. 자신감이 없어졌다.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써야하는 문장이 생각나지 않는 것에 단조로운 일상을 탓할게 아니다. 아직 내 안에 나만의 언어로 정리하지 않고 흩어져있는 조각들이 그렇게나 많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자신있게 정해볼 수 있겠지. 다음 글에서는 이런 사소한 질문에 스스로 대답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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