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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워치 톺아보기

14 min read

서론

  • 본문에서는 주로 갤럭시워치 vs 애플워치 구도를 다룹니다. 글의 목적성 때문에 애플워치의 우수한 점과 갤럭시 워치의 부족한 점을 부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편향된 시점으로 특정제품을 비난하거나 찬양하는 것이 아니기에 갤럭시 워치 연동 개발의 특수성과 어려움을 이해하는데 초점을 맞춰주시길 기대합니다.

본론

갤럭시워치의 역사와 배경

  • 갤럭시 워치 vs 애플워치 출시 타임라인 비교
    • 갤럭시 기어(2013) → 삼성 기어(2014) → 애플 워치(2015) → 갤럭시 워치(2018)
    • 갤럭시 워치의 전신인 갤럭시 기어는 2013년에 공개 되었습니다.
      • 갤럭시 기어 최초 모델의 OS는 커스텀 Android였습니다.
      • 현재 스마트워치들과 비교하면 갤럭시 스마트폰을 조그만 화면에 그대로 옮겨놓은 모델에 가깝습니다. OS 기반이 같기 때문에 갤럭시에서 쓰는 어플리케이션을 그 상태 그대로 구동할 수도 있었습니다. GTA 같은 게임도 구동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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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럭시 기어는 1년 뒤 2014년 삼성 기어로 돌연 이름을 바꿉니다.
    • 이름을 바꾼건 당시 “갤럭시”라는 브랜드에 안드로이드(Google)에 일부 종속성이 있었던 이유도 있습니다.
    • 이런 이유 때문인지 삼성전자는 구글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자체 OS개발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삼성 기어에서는 OS가 안드로이드 → 타이젠으로 바뀌었습니다. 타이젠은 웨어러블 디바이스 전용 OS로 인텔과 삼성전자가 주도해서 만들었습니다.
    • Reference — 구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던 삼성전자의 노력 스마트폰 1위 삼성, 구글 앞에선 왜 乙(을)이 됐나
  • 다시 한 번 이름을 바꾼 갤럭시 워치는 2018년에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이 갤럭시 워치는 시리즈 넘버링 별로 OS가 다릅니다.
    • 갤럭시 워치 1~3는 타이젠 OS (인텔 & 삼성전자 협업)
    • 갤럭시 워치 4~는 Wear OS (구글 & 삼성전자 협업. 다시 구글로 회귀)
  • 이 과정을 거치며 삼성전자의 워치 시리즈는 총 3개의 OS를 가졌습니다.
  • 애플 워치
    • 애플워치는 2015년에 처음 공개 되었습니다.
    •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제품 라인업 별 핵심 특성 변경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시리즈 1 첫 출시때는 패션 & 피트니스 디바이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리즈 2부터는 확실히 피트니스 지원 기기로 정체성을 잡았습니다.
    • OS 변경 또한 없었습니다.

OS(운영체제)가 다르다는게 무슨 의미인가요?

  • Windows(우리가 흔히 아는 대표적인 “컴퓨터”), Dos(MS의 까만화면), MacOs(애플)를 같은 이름의 컴퓨터에서 혼용해서 썼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 개발자 입장에서는 이름은 같지만 “원초적으로 다른 기계”입니다.
  • 갤럭시 기어는 “제조사가 공식적으로 OS 변경을 공시한 사상 최초의 스마트 디바이스 라는 불명예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이름이 같은 디바이스에서 여러 종류의 OS를 사용하는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 타임라인을 비교하면 애플워치가 상대적으로 스마트 워치 출시는 늦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외부 의존성으로 인해서 갤럭시 워치 시리즈는 상대적으로 방향성이 자주 바뀌고 갈팡질팡 한다는 느낌을 줍니다.
  • 자주 바뀌는 제품 방향성은 해당 제품을 활용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을 어렵게합니다. 개발 언어, 활용하는 라이브러리 등이 상대적으로 부실해지고, 전체적인 개발 환경 인프라가 빈약해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차이 이해하기

  • 갤럭시 워치의 방향성에 일관성이 부족해 보이는 것에는 나름 이유가 있습니다.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환경은 다르고 그들이 잘하는 장점도 다릅니다. 상대적으로 애플워치 연동을 수월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애플이 잘하고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알아보겠습니다.

  • 애플이 가장 잘하는 것은 ***“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디바이스에 대한 정의”***입니다.

    • 스마트 워치는 애플워치 이전에도 이미 있었습니다.
      • 삼성 기어뿐만아니라 카시오가 만든 전자계산 시계도 있었고, Microsoft가 만든 PDA 접목 워치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TV 워치도 있었습니다.
      • 워치에 시계뿐 아니라 디지털 컴퓨팅을 접목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이 모든 것은 스마트워치입니다.
    • 하지만 애플은 새로운 기술이 무르익고 나서, 본인들이 만든 정의와 함께 한 박자 늦게 등장하곤 합니다.
      • “너희들 이 기술로 뭘 할지 잘 모르겠지? 내가 대답 가져왔어. 이 기계는 이렇게 쓰라고 만든거야!”
      • 애플이 가져온 스마트 워치에 대한 정의는 “피트니스 보조 디바이스”였습니다.
      • 이 정의로 “스마트 워치”라는 단어 개념을 정립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만듭니다.
      • 아이폰의 사례도 비슷합니다. Microsoft의 윈도우 모바일 등, 아이폰 이전에 스마트폰이라고 부를만한 기계는 많았지만, 애플이 “스마트폰은 이런거다.”라고 최초로 정의했고 나머지 기업들도 이 정의를 만족시키기 위해 따라붙습니다.
      • 워치로 TV를 볼지, 메모를 할지, 고민하던 다른 기업들이 너도나도 피트니스 보조 디바이스 정의에 합류하기 시작합니다.
      • 애플이 타사 대비 시장에 새로운 개념 정의를 잘 해낸다는 것은 타 사례들로도 알 수 있습니다. 에어팟이 출시되고 무선 이어폰 시장이 활성화 되었습니다. 무선이어폰 편리성을 납득시키기 위해 핸드폰에 이어폰 단자를 없애버리는 초강수를 둬서 반감을 일으켰지만, 이제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이어폰 단자가 없다고 불평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습니다.
    • 애플은 유저에게 기대하는 사용성에 대한 정의를 준비하고 출시하는 편입니다. 그게 애플이 항상 한 박자 늦게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새로운 디바이스를 개념적 정의와 함께 제시하는 애플의 방식이 아직까지는 크게 실패한 적은 없습니다. 팀 쿡이 CEO가 된 이후로는 종종 타협하는 모습도 보입니다만, 큰 관점에서는 지금도 비슷합니다.

사례

1. Macbook Air

  • 애플의 정의: 휴대성을 최우선시 하면서 문서작업 등을 할 수 있는 가벼운 생산 도구
  • 유저 보이스: “다른 랩탑은 다 있는 HDMI 외장 모니터 포트 좀 하나 달아주면 안돼요? 그게 뭐 어려운 일이라고.”
  • 애플의 대답: “이건 휴대용 랩탑입니다. 그런데 카페에서 쓰는 랩탑에 외장 모니터 연결이 왜 필요한가요?”

2. Macbook Pro 16 inch

  • 애플의 정의: 주로 데스크에 거치해서 쓰는 그래픽, 개발 전문가용 생산 도구
  • 유저 보이스: “랩탑 무게가 2kg 넘어가는게 말이나 됩니까? 팔 빠지겠어요. 요즘은 900g짜리 노트북도 많아요”
  • 애플의 대답: “Pro는 고성능 작업하는 전문가용 디바이스고, 주로 데스크 거치해서 쓰길 기대합니다. 그러니 무게 때문에 성능을 타협할 수는 없어요.”

3. iPhone

  • 애플의 정의: 휴대용 스마트폰
  • 유저 보이스: “화면 좀 큼직하게 만들어주면 안돼요?”
  • 애플의 대답: “(요즘은 Plus, Max처럼 대화면도 출시하지만) 결국 휴대 전화기는 청바지 주머니에 들어가야해. 큰 화면으로 넷플릭스를 보고싶으면 iPad를 사세요.”
  •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 역사의 TMI: 예전에 삼성전자, 팬텍 등은 차별화를 위해 패블릿(Phone + Tablet)이라는 신조어를 만들며 “큰 화면의 전화기”를 만들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당시에 전화까지 되는 큰 화면 핸드폰의 대표주자 “패블릿”, 갤럭시 탭 1세대입니다. 여기에 전화번호를 연결해서 핸드폰 대신 사용하는 것을 트렌드로 이끌어 보려 했습니다. 이 시도는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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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성공신화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시장에 니즈가 있고, 그에 따라 성공 하는 것은 따로 평가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애플 디바이스에서는 시장의 니즈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사용성을 정의하는 것을 많이 고민한 흔적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애플워치는 어떨까요?

4. 애플 워치

  • 애플의 정의: 몸에 착용하는 피트니스 보조 디바이스

  • 유저 보이스: “나는 아이폰은 없는데 애플워치는 쓰고싶어요. 이거 시계잖아요. 아이폰 없어도 시계라도 보게 해주세요”

  • 애플의 대답: “시계가 아니고 피트니스 보조 디바이스입니다. 아이폰 연동해서 건강지수 측정, 분석 등을 해야 의미 있습니다. 그래서 최초 아이폰 연동은 꼭 해야합니다.”

  • 이 방면에 있어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는 어땠을까요?

    • 새로운 개념을 오랫동안 고민한 다음 한 번에 제시하는 측면에서보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애플보다 부족합니다. 스마트 워치의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아직 필수 디바이스까지는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여전히 사용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프로덕트이기도 합니다.
    • 그래서 삼성전자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테스트하고 반응을 보며 방향성을 조율해가는 방식을 자주 사용합니다. 변화를 빠르게 적용시키고 적응하는 것이 삼성전자가 잘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 위 타임라인을 보면 갤럭시 워치는 수 많은 변화를 겪어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굳이 다 적지 않았지만 그 와중에 스쳐지나간 수많은 제품 사이드 라인업이 있었습니다.
      • 갤럭시 워치 액티브 / 갤럭시 워치 클래식 / 갤럭시 워치 프로 / 갤럭시 워치 골프
      • 갤럭시 핏 / 기어 네오 / 기어 프론티어 / 기어 골프
    • 라인업 중 많은 부분은 시장에서 테스트하기 위한 재료로 사용되었습니다. 검증에 실패한 모델은 소리없이 사라졌고 아직 검증이 진행 중인 모델도 있습니다. 이 중에 검증에 실패하는 모델은 사라질 것입니다.
    • IT 회사가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고 실패하는 것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 시행횟수에 있어서 애플워치와 갤럭시 워치는 차이가 있습니다.
    • 애플워치도 수많은 사이드 라인업이 있었지만, 처음에 제시한 *“피트니스 디바이스”*라는 원류 아래에서 가지를 치며 나아갑니다.
      • 격한 Activity, High Performance를 원한다면 → 애플워치 울트라 (피트니스 기능 향상)
      •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 애플워치 SE (피트니스 기능 동일, Always On Display 제거)
      • 실생활에서 더 예쁘게 차고 싶다면 → 에르메스 밴드, 워치페이스, 스테인리스 바디 등 소재와 악세사리로 해결. (디바이스 기능은 변동 없음)
    • 반면에 갤럭시 워치는 “피트니스 디바이스”라는 흐름에 집중하는 것 같으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고민하며 흔들리고 있는 것 같은 지점이 많이 보입니다.
      • e.g.) 폼팩터 비교: 시계는 당연히 동그란 모양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스마트 워치는 다릅니다. 갤럭시 워치는 최초에 동그란 모양을 아이덴티티로 잡았습니다만, “피트니스 디바이스”를 지향했다면 데이터 읽기, 터치 편의성을 좀 더 고려한 디자인을 선택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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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브잡스가 생전에 남긴 “사람들은 보여주기 전까지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도 모른다.” 라는 말처럼 애플에는 제품 출시에 있어서 자신들이 제시하는 개념을 뚝심있게 관철시키는 DNA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 이 부분은 단순 삼성전자의 역량 문제는 아닙니다. 애플은 애플실리콘(반도체)-디바이스(하드웨어)-iOS(OS)-앱스토어(앱 마켓플레이스) 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모두 가지고 있고 자신들의 컨트롤 범위 안에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의사결정을 하는게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하지만 갤럭시는 Google Android에 의존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방향성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Android도 삼성전자 뿐만아니라 화웨이 같은 다른 제조사도 모두 고려해줘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협업 추진력이 느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 각 제조사의 사정을 이해하는 것과 별개로 우리 팀은 생태계 특성을 이해하고 팀 방향성 판단에 고려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무엇을 왜 만드는지 확실하게 정해놓은 팀’ 그리고 ‘유저반응과 협력사 관계를 살피며 방향을 조율해가는 팀.’ 두 팀이 만드는 프로덕트를 완성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 여기서 완성도란 단순히 하드웨어 기기의 완성도를 넘어 개발자가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느끼는 편의성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e.g.) API를 연결한다고 하면 최초 설계부터 목적성 별로 모듈화가 잘 되어있는 API를 연결하는 것은 편합니다. 하지만 기능이 추가 될 때마다 덕지덕지 이어붙여서 설계된 것 같은 API를 연결하는 것은 훨씬 난해합니다.

부록) “새로운 개념 제시”란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한 재미있는 사례들

사례 1) 갤럭시 S6 엣지를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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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측면에 있는 AMOLED 디스플레이를 휘게 만드는 기술력은 엄청났습니다.
  • 삼성전자는 엣지 디스플레이를 활용한 어플리케이션들을 내놓을 거라며 마케팅 했습니다.
  • 하지만 실제로 엣지 부분은 손으로 잡았을 때 터치 오작동을 일으켰고, UX면에서 불편만 생겼습니다.
  • 디자인적인 유려함을 제외하면 왜 핸드폰에 엣지가 있어야하는지 유저들은 납득하지 못했습니다.
  • 2년 뒤 s8부터 엣지 시리즈는 사라졌습니다. 사라지는 과정엔 별다른 설명이 없었습니다.
  • 왜 이랬을까요? 압도적인 기술은 있었지만 시장에 개념을 정의해내는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 “엣지 디스플레이는 이렇게 쓰라고 만든거야!” 라는 정의가 미처 완성되지 않았는데, 일단 기술을 시장에 검증했습니다.
    • 시장에서 검증은 실패했고 엣지 생태계의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고 기기를 구매했던 소비자 중에 일부는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습니다.
  • 예상 질문 Q.) 제조사가 제품 만들어서 팔다가 실패하면 단종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 예전엔 맞았지만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이후로는 맥락이 조금 다릅니다. IT 디바이스는 너무 고도화되었습니다.
    • 스마트기기를 구매하는 구매자는 카시오 계산기를 구매할 때와 다른 기대를 가지고 구매합니다.
    • 그리고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판매자는 단순히 전자기기의 성능만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디바이스를 기반으로 펼쳐질 “생태계 전체”를 함께 판매합니다. 그래서 생태계가 일관되게 유지되는 것이 넓게 보면 디바이스의 완성도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아파트를 분양할 때 단순히 콘크리트 건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인프라, 주거 환경 등까지 묶어서 판매한다는 개념을 생각해보시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삼성전자만 이런 사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애플도 도입했다가 사라진 기술은 많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이 부분에서 애플이 역량이 상대적으로 좋다는 것을 사례2)로 알 수 있습니다.

사례 2) 착탈식 배터리를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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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거의 애니콜 핸드폰 등 피쳐폰을 떠올려보면 모두 배터리를 끼웠다가 뺄 수 있는 형태였습니다.
  • 핸드폰을 구매하면 배터리가 2개 들어있고, 쓰지않는 배터리는 따로 충전해놓을 수 있었습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새 배터리를 넣고 바로 100% 완충 상태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 스마트폰 초창기 시절, 갤럭시를 비롯한 스마트폰들은 대부분 착탈식 배터리 방식을 지원했습니다.
    • 당연히 여분 배터리를 갈아끼우는 것이 사용자 입장에서 편리한 것이 자명하고, 자신들이 피쳐폰 시절부터 쌓아온 기술력으로 이런 형태로 핸드폰을 만드는 것에 자신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 삼성전자가 아이폰 성공에 등떠밀려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들 때도 이러한 관성으로 착탈식 배터리를 적용했습니다.
    • 심지어 착탈식 배터리를 지원하는 것이 아이폰과 차별화된 강점이라고 마케팅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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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아이폰은 첫 출시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바꾸지 않고 줄곧 내장형 배터리만 고수해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은근슬쩍 모두가 내장형 배터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 누가봐도 배터리 교체하는게 사용자 입장에서 편한데 왜 그랬을까요.
    • 그 이유를 외부매체에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방수기능 때문이다.” , “원가절감 때문이다.” 등 추측은 많이 있습니다.
    • 물론 이런 이유도 완전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폰에 방수기능 따위는 기대도 하지 않던 시절부터 아이폰이 내장배터리만을 고집해온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 핵심 이유 중 하나는 SPOR(Suddenly Power Off Recovery)입니다.

(오피셜 발표내용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예전에 애플 엔지니어에게 간접적으로 들은 힌트이므로 이 부분은 감안해주세요. 인사이트만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 SPO(Suddenly Power Off)는 스마트폰 펌웨어(하드웨어 디바이스를 다루는 소프트웨어)에 들어가는 에러코드입니다.
  • SPO은 말 그대로 “갑자기 전원 공급 종료”입니다. SPOR은 갑자기 전원 공급 종료된 이후 복구하는 에러 핸들링 과정입니다.
  • Sleep모드나 전원종료 버튼을 눌러 종료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사용자가 통화하다가 화나서 그냥 배터리를 통째로 뽑아버리는 상황입니다. 모든 전력이 한 순간에 차단됩니다. 개발자가 열심히 작성한 코드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 핸드폰은 휴대하고다니는 기기입니다. 임시 전력 공급도 마땅치 않습니다. (실제로 하드에서 데이터유실을 막고 전원 유실을 대응하는 장치들은 많지만 너무 깊은 내용이니 생략하겠습니다.) 큰 관점에서 보면 정말 전력이 사라진다고 봐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 정전이 복구되면(배터리를 새로 끼우면) 복구(Recovery) 과정에 들어가야합니다.
  • 기존 피쳐폰 시절에는 이 과정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작성중이던 SMS 문자메시지는 그냥 없던셈치고 처음부터 다시 쓰게하면 되고, 통화중이던 전화는 끊기고, 다시 전화를 걸게하면 됩니다.
  • 하지만 아이폰이 제시한 “스마트폰”의 UX는 기존 피쳐폰과 전혀 다릅니다. 코드로 무엇이든 구현할 수있는 Application이 App Store에 올라갑니다. 여기에 개발자들이 무엇을 개발하여 스마트폰에서 구동될지는 애플도 미리 예측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예측할 수는 없어도 무언가 굉장히 복잡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을겁니다. 그리고 그런 생태계를 바라고 App Store 구축했을 것입니다.
    • e.g.) 예를들어 토스앱으로 돈을 전송하거나, 애플페이로 무언가 결제하는 찰나에 SPO가 발생한다면, 그 복구는 어떻게해야할까요? 어떻게든 코드로 돈이 이중으로 송금되거나 유실되는 상황은 어떻게든 막을 수 있을 것 입니다.
    • 하지만 이런 복잡한 상황을 모두 예상하고 커버하는 것은 엄청난 소프트웨어 복잡도 상승을 유발합니다.
    • 스마트폰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365일 꺼지지 않고 동작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순간에 SPO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을 고려하면서 코드를 작성해야 합니다.
    • 실제로 토스앱 개발자가 SPO를 커버해야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이를 핸들링하는 소프트웨어는 훨씬 Low-level 에 있지만 이해를 돕기위해 비유한 것이니 감안해주세요.
      • 비유) 주행 중 언제든지 시동이 꺼질 수 있다는 전제를 한 채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일은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 일까요?
  • 소프트웨어 복잡도 상승은 기기의 완성도 저하로 이어집니다. 버그는 많아지고, 유지보수도 힘들어집니다. 이는 “안 좋은 디바이스”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 됩니다.
  • 그래서 애플은 처음부터 그냥 외부 변수를 차단하고 시작했습니다. “유저가 배터리를 뽑지 못하게 하자.” 이런 일관성은 개발자가 관련된 어플리케이션을 유지보수 하기에 편안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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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인적으로 Apple Vision Pro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 VR/AR/MR/XR 기술이 한 동안 엄청나게 각광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테크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 Meta의 오큘러스 퀘스트, 삼성전자의 삼성 VR 등 … 이 기기들은 모두 2%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 기술력이 아쉬운게 아니라, 이걸 왜 사야하는지 전혀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 사용해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우와 신기하다..! 근데… 그래서 뭐 어쩌라고..?”
    • 애플은 이번에도 역시 “한 박자 늦게” 등장했습니다.
      • 애플은 본인들이 가지고 온 *“새로운 기기에 대한 정의”*를 첫 세대부터 직접적으로 알려주진 않습니다. 하지만 그간의 시장 플레이를 통해 대략 유추해 볼 수는 있습니다.
      • 첫 세대부터 *“Pro”*라는 말을 붙인 것이 힌트입니다. 애플은 전문가용 작업도구에만 Pro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 제가 봤을 때 이번에 가져온 정답은 이겁니다. “얘들아. VR로 게임하고 메타버스도 하고 그러느라 참 고생들이 많다. 그런데 우리 솔직해지자. 별로 재미없었지? 이제 내가 딱 정해줄게. 이건 공간 컴퓨팅 기반 차세대 작업 도구란다!”
    • 공간 컴퓨팅 영역에서 얼마나 생산성 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 상상이 잘 안됩니다.
      • 솔직히 납득하기 힘들고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정답이 아닌 것만 같습니다.
      • 하지만 애플은 소비자들이 의심하더라도 억지로 정답이 되도록 만들었던 경험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생태계를 보여줄지 궁금합니다.
      • 10년뒤 Vision Pro 8세대쯤 나오면, 개발자 채용공고에 “Vision Pro 지원”이 필수 복지 항목으로 올라갈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상상은 잘 안됩니다.
      • 만약 잘 안된다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IT 기업의 내리막을 보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애플이 가장 잘하는 “새로운 디바이스에 대한 개념적 정의” 영역에서 실패한다면 그 의미가 클 것으로 생각합니다.
  • 아무튼 뭔가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더 재밌게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blockchain

  • 또 하나의 기대되는 키워드, 블록체인
    • 인공 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다양한 4차 산업혁명 연관 키워드들이 있었습니다.
    • 그리고 그 중에서도 손꼽히는 핫 키워드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입니다.
    • 빅테크 기업들은 구름처럼 몰려들었습니다. 자본이 너무 많이 몰리는 시장이기에 그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을 것 같습니다.
      • 페이스북은 자체코인 Libra를 발행했었습니다.
      • 테슬라는 CEO 일론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홍보합니다.
      • 아마존도 AMB(Amazon Managed Blockchain)라는 블록체인 전용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 현대, 롯데 등 국내 대기업들도 NFT를 공식 발행하며 흔히 말하는 블록체인 ‘찍먹’에 참여했습니다.
    • 이에 반해 애플이 블록체인 관련하여 무언가 제대로 한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 팀 쿡 CEO에게 물어보면 “개인적으로 투자하며 연구 중” 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만 합니다. 애플이 블록체인 관련 특허를 취득한다는 소식은 있지만 제품관점에서는 오랜시간동안 제품에 대한 힌트조차 나오지 않고있습니다.
      • 오히려 “AppStore에서 NFT 거래하려면 수수료 30%내라.”라며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 시총 1위 기업이 기술역량 및 자본이 없어서 이렇게 큰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것일까요?
      • 법률 이슈나 브랜드 이미지 등 다양한 이유도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플의 방식인 “납득가는 사용성을 가진 프로덕트로 새로운 개념 제시”에 아직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 블록체인은 시장 규모에 비해서 사용성에 대한 의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도메인입니다. “Why Blockchain?”은 업계종사자들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말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 하지만 애플이 제품 발표에서 블록체인을 꺼내드는 날이 온다면, 내부적으로는 어떻게든 결론은 내렸다는 의미이기에 그 내용은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 아마 블록체인을 써야하는 이유를 영원히 못찾는다면 애플은 평생 블록체인을 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또한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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