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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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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는 NFT 프로젝트들에게 매우 추운 한 해였다. 물론 블록체인을 포함해서 전체적인 자산시장 자체가 암울했지만 특히나 NFT 업계는 더 심했던 것 같다. 21년도에 아무런 이유 없이 NFT라는 이름만 달고 폭등했던 프로젝트들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면서 조용히 사라져갔다.

NFT는 블록체인 자산 중에서도 재미있는 포지션에 있다. DeFi처럼 듣기만 해도 어려운 상품가운데에서 그나마 유저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자산이면서, 동시에 블록체인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 중에도 그 가치에 대해 갑론을박이 많기도 한 자산이다. 나조차도 NFT가 지금 거래되고 있는 어마어마한 가격만큼의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큰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래도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나는 블록체인 업계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NFT의 본질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NFT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였다. 기술 문서들을 읽고 이 기술이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보증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만, 도대체 사람들이 차익거래 이외에 무슨 목적으로 이 컨텐츠에 열광하는지는 이해할수가 없었다.

그들을 이해하려면 그들 생태계 한 가운데로 뛰어드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특정체인에서 1위를 하고 있는 프로젝트 NFT를 구매해서 한동안 생태계에서 열심히 활동해봤다. 그간 활동해보면서 느낀점들을 요약해본다.

커뮤니티, 커뮤니티, 결국 커뮤니티다

현재 NFT 프로젝트들이 제공하는 가치는 커뮤니티다. 커뮤니티가 NFT의 시작과 끝이며 커뮤니티를 유지하지 못하는 프로젝트들은 사라진다. 나는 나름 탄탄한 커뮤니티를 가진 생태계에 들어갔기에 커뮤니티가 제공하는 가치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소속감과 유대감이다. 생태계 내에서 네트워킹을 할 때 NFT 프로필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보다 초면에 질문을 할 때 나에게 조금 더 호의적인 태도를 볼 수 있었다. 단순히 내 기분 탓일 수도 있고, 누군가 이게 무슨 가치가 있냐고 묻는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오프라인 네트워킹에서도 학연, 혈연, 지연 등으로 시작되는 가벼운 공감대가 더 원활한 대화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 이런 지점으로 해석하면 누군가에게는 NFT 프로필이 지불한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향력 공유

유명한 프로젝트들 일수록 커뮤니티에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많이 속해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프로젝트의 github 오픈소스 contributor들이 나와 같은 NFT를 프로필로 하고 있는 경우가 있었다. 그들과 코드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조금 더 쉽게 대화할 수 있었고, 나도 내 NFT프로필을 달고 소스 코드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욕망이 왜 내 안에 생겼는지는 조금 더 내 진심을 들여다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이런 욕망이 좋든 나쁘든 여부를 떠나 내 안에 어떠한 욕망이 생겼다는 것 자체가 NFT가 하나의 기능을 하고 있음은 확실했다.

어차피 원본과 똑같은데, 그냥 이미지파일 복사해서 쓰면 되는 것 아닌가?

NFT 구매 비용이 아까워서 그냥 이미지를 복사해서 써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게 됐다. 이유는, 해당 커뮤니티 내에서 내 NFT의 진본을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부끄러웠다. 데이터 쪼가리를 캡처한다고 해서 그들이 나에게 뭐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 자신은 내 이미지가 ‘짝퉁’인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당당하게 활동하기가 꺼려졌다. 재미있는 사례로, 회사에 NFT에 열정적인 분이 계신데 내 NFT를 보고 거래내역을 확인해서 실제로 구매했는지 (장난으로) 확인해보시는 걸 봤다. 어쨌든 나는 NFT 이미지를 사용하지 않을지언정 짝퉁을 사용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쉬운 점

커뮤니티란 특성상 폐쇄적일 수밖에 없으며, 그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배척한다. 여태까지 NFT 프로젝트들은 커뮤니티 외부에 있는 사람들을 배척함으로써 그들에게 FOMO를 유발시키고, 유입시켰다. 물론 커뮤니티에 합류하고자 하는 사람은 어마어마한 NFT 가격을 지불해야만 했다. 호황기에는 이러한 방식으로만 운영해도 그들에게 커뮤니티 가치와 더불어 차익거래라는 경제적 이익까지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장에서는 이러한 커뮤니티는 외부에서 보기에 그들만의 놀이터일 뿐이며 돈을 지불하면서 들어가고 싶은 매력도가 떨어진다. 외부인들이 ‘난 잘 모르겠으니까, 그냥 너네끼리 재밌게 놀아’ 라고 하면 커뮤니티는 고이고 결국 무너진다. 커뮤니티 이외의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

또 아쉬운 점은 NFT를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NFT는 오프라인에서의 명품과 비교되곤 하는 사치품이다. 사치품이 기능을 하려면 이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무대가 필요한데, 지금은 그저 트위터, 텔레그램 등의 SNS 뿐이다. 이런 지점은 업계에 있는 사람들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어서 그간 열심히 메타버스를 외쳤었다.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키워드가 지금까지 보여준 게 워낙 없다보니 아직까지는 그저 허상으로만 보일 뿐이다.

정리하자면, 지금껏 NFT가 주던 가치는 커뮤니티와 차익거래 뿐이었는데 차익거래의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커뮤니티 가치를 보여 줄 수 있는 프로젝트들만 살아남은 것 같다. 그래서 커뮤니티 이외의 가치도 줄 수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지금 프로필 형태의 NFT만 가지고는 커뮤니티 이외의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프로필 형태 NFT 말고 다른 트렌드가 떠오를 때 한 번 더 이 업계가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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