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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ob's second brain 탐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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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스포츠

5 min read

누군가 나에게 있어 테니스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역동적인 요가’ 라고 부르고 싶다. 나에게 테니스는 문자 그대로 심신을 단련하기 위한 운동이며, 그 중에서도 ‘심’, 즉 마음을 단련하는 것에 더 큰 의미를 갖는다.

테니스는 멘탈스포츠로 불린다. 여기에 정말 재미있는 지점이 있다. 국내 서적 말고 해외 자기개발서들 중 멘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는 항상 약속이나 한 듯 예시로 테니스가 등장한다.

(그래서 이런 책을 읽을 때 테니스 이야기가 나오면 “와.. 또야?”하면서 신기한 마음에 밑줄을 친다. 성공하는 사업가의 마인드에 대한 책을 읽다가 테니스 이야기가 등장하는 건 뭔가 어색하지 않은가. 하지만 정말 수 많은 책들에 이런 예시가 수도없이 반복되어서 놀랍다.) 마음가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스포츠를 예시로 드는 것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나, 몇백가지도 넘는 그 수 많은 스포츠 중에 유독 테니스가 예시로 꼽히는 것은 어색한 일이다.

그래서 테니스라는 운동에 어떤 속성이 있는지 고민해봤었다. 테니스는 축구, 농구, 야구 같은 대중적인 스포츠에 비해 딱히 인기 있는 스포츠도 아니다. 팀 스포츠가 아니라 개인 스포츠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혼자 하는 종목 중에 테니스보다 인기 있고 소재로 다루기 쉬운 건 충분히 많다. 배드민턴이나 탁구 같은 다른 라켓스포츠도 있고, 수영이나 육상같은 훨씬 대중적인 스포츠도 많다. 게다가 ‘멘탈’에 대해서 다루기에는 오히려 사격같은 종목이 훨씬 적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 관련 책에는 항상 테니스가 등장한다. 일단 현상으로서 이 스포츠의 특성을 좀 더 살펴볼 수 있다. 프로 테니스에는 윔블던 등 그랜드슬램이라고 불리는 가장 큰 대회가 있다. 프로 선수들 중 이 대회에 한 번 출전해보지도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부지기수 이며, 한 번 우승한다면 평생의 영광으로 여긴다. (테니스 계에서는 이 대회 우승을 올림픽 금메달 보다 높은 가치로 친다.)

테니스계에는 흔히 빅3라고 불리던 스타 플레이어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가 있다. 2004년~2023년, 20년간 열린 80회의 그랜드 슬램에서 이들 빅3가 우승한 횟수는 65회다. 20년동안 80%확률로 이들이 우승했다는 것이다. (우승하지 못한 해는 8강, 16강에서 자기들끼리 치고박다가 조기탈락해서 다른 선수가 우승했던 케이스가 많다.)

정말 기이한 일이다. 내가 이쪽 방면에 전문성이 있다면 정말 깊게 연구해서 논문이라도 써보고 싶을 정도다. 기이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특정 선수 풀이 20년 간 가장 명망있는 대회를 독식하는 케이스는 내가 아는 한 어느 스포츠에서도 보지 못했다. 예를들어 20년간 열린 월드컵에서 브라질, 독일, 프랑스의 우승 확률이 80%라면 어떨까, 굉장히 비정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나. 게다가 이런 일이 가능하다고 쳐도 이는 특정 국가나 팀 단위가 우승 계보를 이어받는 것이지, 20년 전에 출전했던 선수가 그대로 다시 출전하여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둘째, 피지컬(노화)에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는 스포츠임에도 젊은 루키들이 이 벽을 부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바둑같은 경우 아무래도 나이가 좀 들더라도 젊은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하지만 테니스는 축구/농구에 비해서도 체력소모가 굉장히 높은 스포츠에 속하며, 한번 경기를 하면 3시간씩 연속으로 한다. 아무리 잘하는 선수더라도 40대 나이에 20대 선수를 이기는 것은 자연스럽지 않다.

축구에도 메시나 호날두처럼 오랫동안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빅3의 20년에 비하면 ‘최고’였던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고 항상 ‘나이에 비해 그래도 잘한다.‘라는 코멘트와 함께했다.

아마도 빅3가 다른 선수들과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은 ‘멘탈’이라는 능력치이며, 테니스라는 종목의 특성상 멘탈 능력치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젊은 루키들이 이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면 도대체 테니스는 왜 멘탈이 그렇게도 중요할까. 다른 스포츠도 멘탈이 중요한건 마찬가지인데 얼만큼 차이가 나는걸까. 이건 아무도 답을 알려준 적은 없지만 혼자서 생각해봤다.

코트에 들어가면 모든 걸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테니스는 특이하게 플레이 도중 코치가 엄격하게 금지되어있다. 흔히 축구에서 보듯 감독이 선수들에게 소리지르며 지시하는 모습을 볼 수 없고, 만약 작은 수신호라도 보낸다면 퇴장당하기에 선수는 3시간에 달하는 경기동안 외부와 어떤 소통도 할 수 없다. 경기 내용 셀프피드백, 즉 나의 문제점 파악과 상대의 약점공략 등은 모두 혼자서 해결해야한다. 다른 라켓 스포츠에 비해 코트 면적이 매우 넓다.

공과 라켓을 다루는 스포츠에서 코트 면적은 변수를 의미한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라켓을 휘둘렀을 프로 테니스 선수들도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은 공을 받다가 네트에 걸려버리는 등 말도안되는 실수를 범한다. 그 선수가 일생동안 만약 스트로크 연습을 1000만번 했다고 하더라도, 공의 구질(스핀) * 속도 * 높이 * 그리고 코트 면적에 따른 바운드 위치 좌표 까지 곱해진 경우의 수는 1000만개를 한참 넘을 것이다. 즉, 선수 입장에서 그 어이없이 약한 공은 ‘단 한번도 연습해 본 적 없는 샷’으로 받을 수 밖에 없다.

경우의 수 자체가 피지컬과 연습량으로 모든 걸 커버할 수 없는 구조이니 남는 여백은 ‘멘탈’로 메워야만 한다.

예전에 “테니스 이너 게임”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정말 별다른 목적 없이 테니스를 잘 치고 싶어서 읽었다.) ‘빌 게이츠가 뽑은 자신의 인생 책 Top 5” 라는 소개글을 보았을 땐, 그냥 빌게이츠가 테니스를 좋아하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책은 내가 예상한 대로 게임이 수세에 몰리면 어떤 전략을 쓰는지, 서브는 어떨 때 공격적으로 활용하는지, 등 테니스 경기를 이기는 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챕터의 제목을 보고 무릎을 탁 치며 왜 빌게이츠가 이 책을 자신있게 인생 책으로 꼽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마지막 장 : 코트 밖에서의 이너 게임

결국 테니스 경기를 이기는 방법은 멘탈을 강화하는 것이며, 이 방법론은 인간관계, 비즈니스, 학업 등 인생의 모든 일을 관통한다는 것이다. (책 내용의 90%동안 빌드업만 하다가 마지막 챕터에서 본론을 꺼내다니… 와우..!)

마지막으로 예전에 인상깊게 봤었던 전설적인 선수 로저 페더러의 다트머스대학 졸업 연설 내용 일부를 발췌하여 남긴다. (알찬 내용이 많으니 전체를 보시는 것도 추천)

“저는 커리어 동안 1,526경기를 했고, 그 중 80% 경기를 이겼습니다.”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이 경기들을 하면서 제가 “한 포인트”를 이겼던 승률은 몇 퍼센트일까요?”

“54%입니다.”

“최고의 플레이어들도 작은 포인트 하나 단위에서는 절반이 가까스로 넘는 승률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실수로 더블폴트를 범하거나 상대에게 허를 찔리더라도, 그건 단지 포인트 한개일 뿐입니다.”

“내가 기가막힌 스매시로 점수를 내더라도, 이 역시 단 하나의 포인트일 뿐입니다.”

“포인트를 플레이할 땐 그 포인트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포인트가 끝나고 나서도 내 마인드가 그 포인트에 머무르면 안됩니다.”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든 포인트에서 승리하기 때문에 최고가 된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이 계속해서 패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대처했기 때문에 챔피언이 된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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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bitch가 되고 싶은 마시마로 2026. 09. 16. 00:02

    요가를 배워보시는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