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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작명에 대한 고찰

2 min read

최근에 우리 팀에서 만들고 있는 서비스의 이름을 리브랜딩 해야하는 상황이 있었다. 1주일간 엄청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팀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게 쉽지 않았다. 흥미로웠던 점은 팀원들의 포지션에 따라서 서비스 이름을 바라보는 관점이 전혀 달랐다는 점이다.

PO/PM는 서비스의 특성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이름을 선호했다. 이 이름이 한번에 서비스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전달 할 수 있는지를 중점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생태계에 잘 녹아들 수 있는 이름을 좋아했다. 예를들어 이름이 멋있고 예쁘더라도 특성이 모호하거나 생태계 분위기와 어우러지지 않는다면 낮은 점수를 줬다.

디자이너는 PO/PM과 의견이 비슷했지만, 확실히 디자인 편의성에 무게중심이 있었다. 이름을 심볼화하여 로고를 만들거나 할 때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을 선호했다. 그래서 추상적으로 관념을 담은 이름보다는 특정 Object와 매칭될 수 있는 이름을 선호했다. 그리고 이미지화 시켰을 때, 이미지의 확장, 변형이 용이한지도 중점을 두는 듯 했다.

개발자는 이들보다는 선호이유가 좀 더 모호했다. 내포되는 의미나 디자인 용이성을 판단하기 보다, 단지 이름이 소리내어 불렀을 때 입에 잘 감기는지, 발음이 편안한지, 멋있고 좋은 느낌이 드는지를 중점으로 봤다. 그리고 도메인 URL을 선점할 수 있는지 여부, 코드 타이핑 할 때 오타가 많이 날 수 있는지 여부 등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예를들어 발음을 들었을 때 철자가 헷갈려서 쓸 때 한 번 더 고민해야 하는 이름은 질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름짓기’ 라는 행위의 특성상 얼마나 좋은 이름인지를 정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선호도의 종합점수를 내기가 힘들었다. 다수결 투표를 한다고 해도, 다수의 투표를 받은 이름이 정말 좋은이름인지도 확신하기 힘들었다. Product Owner나 Product Designer가 아무래도 서비스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보는 일을 하기도하고 팀 외부와 접촉할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에 더 가중치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내포된 의미따위에는 관심 없는 개발자의 의견이 실제로 서비스를 사용할 대다수 유저들의 관점을 대변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만장일치의 합의를 이루진 못했으나 언제까지 작명에 대해 논의만 할 수는 없어서 일단 PO의 의견을 따르는 것으로 정했다. 지금까지 내가 만들던 프로덕트는 대부분 고객의 입에서 소리내어 불릴 일은 없는, 서비스 뒷단에서 쓰이는 프로덕트들이었기에 이런 브랜드 작명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할 기회가 많이 없었던 것 같다. 이번 기회에 다양한 포지션 사람들의 관점을 배울 수 있었기에 내겐 의미있는 논의였다. 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더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더 많이 고민할 수 있었을텐데 그 부분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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